망태 할아버지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왠지 모르게 으스스하면서도,
옛날 할머니 무릎에 앉아 듣던 옛날이야기 같아서 정겹기도 하죠.
제가 아는 망태 할아버지 이야기는 대략 이래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깊은 산골짜기에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계셨어요.
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평범한 할아버지가 아니라 커다란 망태를 늘 어깨에 메고 다니셨대요.
마을 사람들은 그 할아버지를 "망태 할아버지"라고 불렀죠.
망태 할아버지는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마을 어귀에 나타나셨어요.
그리고는 "애들아, 착한 아이는 내가 데려가지 않는다!" 하고 큰 소리로 외치셨죠.
그 목소리가 어찌나 쩌렁쩌렁 울리는지, 뛰놀던 아이들은 그 소리만 들으면 깜짝 놀라 집으로 달려가 숨곤 했대요.
마을 사람들은 망태 할아버지가 왜 망태를 메고 다니는지,
아이들을 데려간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늘 궁금해했어요.
혹자는 밤에 잠 안 자고 울거나, 부모님 말씀을 안 듣는 아이들을 혼내주려고 데려가는 거라고 수군거렸죠.
또 다른 사람들은 깊은 산속에서 외롭게 사니까 심심해서 아이들을 데려가 놀아주려는 걸 거라고 좋게 말하는 이들도 있었대요.
어느 날, 호기심 많고 용감한 아이 하나가 망태 할아버지를 몰래 따라가 보기로 결심했어요.
해 질 녘, 망태 할아버지가 어김없이 나타나 "애들아, 착한 아이는 내가 데려가지 않는다!" 하고 외치자, 그 아이는 재빨리 할아버지 뒤를 졸졸 따라갔죠.
할아버지는 험한 산길을 한참 걸어가더니, 어느 작은 동굴 앞에 멈춰 섰어요. 그리고는 망태를 내려놓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셨죠. 숨을 죽이고 기다리던 아이는 조심스럽게 동굴 안을 들여다보았어요.
동굴 안에는 놀랍게도 여러 명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그 아이들의 모습이 어딘가 좀 이상했어요.
얼굴은 흙투성이였고, 옷은 낡고 찢어져 있었죠.
알고 보니 그 아이들은 부모를 잃거나 버려져 갈 곳 없는 아이들이었던 거예요.
망태 할아버지는 그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살펴주고 있었던 거예요. 낮에는 마을에 내려와 아이들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고, 밤에는 데려와 먹을 것도 주고 재워주었던 거죠.
"착한 아이는 내가 데려가지 않는다"는 말은, 부모 곁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아이들은 데려가지 않는다는 뜻이었던 거예요.
그 아이는 이 모든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어요.
그리고 마을로 돌아와 망태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주었죠.
그 후로 마을 사람들은 망태 할아버지를 무서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고마운 분으로 여기게 되었대요.
물론 이 이야기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라 조금씩 다를 수도 있어요.
어떤 버전에서는 망태 할아버지가 나쁜 아이들을 혼내주는 무서운 존재로 나오기도 하죠.
하지만 이 이야기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망태 할아버지 이야기도 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непомітно (눈에 띄지 않게)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망태 할아버지 같은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고요.
다른이야기는
망태기 할아버지가 데려간 아이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데, 망태기 할아버지가 잡아먹어 버린다거나 다시는 집으로 못 돌아온다는 이야기도 있고 망태기 할아버지에게 크게 혼난 후 다시 집에 돌려보내진다는 이야기도 있는 등 다양한 전승이 존재한다.
그 명칭에 대해서도 망태 할아버지로 변형되는 경우가 많으며, 지역에 따라 '바랑 할아버지'나 '소금장수' 등으로 칭하는 경우도 있다. 이용악의 시에서는 '갓주지' 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시인의 고향인 이북 지방에서는 망태 할아버지 대신 갓주지, 즉 '갓을 쓴 주지(스님)'가 아이를 잡아간다는 전승이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다음 문단을 참조)
1990년대 후반에 방영했던 애니메이션 꼬비꼬비의 악역 중 하나인 망태도깨비의 원형[1]으로 극중에서 망태기 할아버지가 모티브란 사실을 인증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망태할아버지의 부활을 위해서는 부모 말 안 듣는 나쁜 아이들이 필요하다는 에피소드. 더불어 아이를 데려가기 위해선 부모가 아이한테 망태할아버지가 데려간다라고 말을 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현재진행형으로 전승되고 있는 민간 설화로도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잘 안 쓰는 단어라 요즘 어린이들한테는 생소한 애교로 박해를 받아 언급이 거의 소멸되었다. 대신 아저씨 이놈한다가 익숙하게 쓰이는 편인 듯.
박연철 작가의 책인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에서 언급된다. 여기서는 단순 괴담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 주인공의 엄마는 시도때도 없이 주인공에게 망태 할아버지에게 잡아가라 한다고 협박하며 아이를 통제하려하는 막장 부모다.[2] 주인공은 불만스러워하면서도 망태 할아버지가 무서워 말을 따르는데 그날 밤, 정말 망태 할아버지가 찾아왔고 주인공은 자신을 잡아가려 온 것인지 겁에 질렸으나 실제로 잡아간 것은 주인공의 엄마였다. 아이는 엄마를 부르며 일어났고 자식의 외침을 들은 엄마는 서둘러 방으로 들어온다. 겁에 질린 주인공을 달래주며 주인공이 아까의 일을 사과하자 엄마도 내심 맘에 걸렸는지 그림으로 그린 듯한 온화한 미소로 아이에게 사과한다. 그러나 그런 엄마의 등 뒤에는 망태 할아버지의 도장이 찍혀있다.[3]
지금친구들은 생소할수있는
괴담중하나인데
저희 어린시절에는 망태할아버지 얘기를 부모님이 간혹하곤 했거든요
저보다 형님들은 자주 들었을거 같은데
뭔가 추억의 괴담인거 같애서 가지고 와밨습니다
여러분들은 망태할아버지 이야기를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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